엑셀 다운로드 버튼을 넣어 주세요. 표면에 드러난 요구입니다. 이대로 만들 수도 있지만, 왜 필요한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 파트에서 다루는 내용
받은 요청이 곧 요구사항은 아닙니다
요청은 대개 해결책의 형태로 옵니다. 이 버튼을 추가해 주세요, 이 화면을 이렇게 바꿔 주세요처럼요. 그런데 그 요청 뒤에는 진짜 필요가 있고, 요청한 사람이 그 필요를 최선으로 표현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요청을 그대로 만들면 동작은 하지만 문제는 안 풀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시니어의 일은 요청을 받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뒤의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매달 정산 자료를 손으로 정리하는 데 반나절이 걸린다. 이걸 알면 다운로드 말고 정기 리포트 자동 발송이 더 나은 답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묻기 전에 이걸로 무엇을 하려는지, 왜 지금 필요한지를 묻습니다. 목적을 알면 요청보다 나은 해법이 보이거나, 요청이 맞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둘 다 이득입니다.
애매한 말을 확인 가능한 문장으로 바꿉니다
요구사항에 자주 섞이는 애매한 표현들이 있습니다. 빠르게, 많이, 적절히, 알아서 같은 말입니다. 이런 단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어, 나중에 이게 아닌데로 이어집니다.
애매한 말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 요구사항 정리의 핵심입니다. 숫자와 조건으로 바꾸면 나중에 됐는지 안 됐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를 3초 이내로, 많이를 동시 500명으로 바꿉니다. 숫자가 있어야 만들 수 있고, 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같은 그림을 그리려는 것입니다. 질문 자체가 요청한 사람도 미처 생각 못 한 부분을 드러냅니다.
"조회가 빨라야 해요"
-> 얼마나 빨라야 하나요? 몇 초 이내를 목표로 하나요?
-> 데이터가 몇 건일 때 기준인가요?
"많은 사용자가 몰려도 괜찮아야 해요"
-> 동시에 몇 명을 예상하나요?
-> 피크 시간대가 정해져 있나요?
"관리자는 다 볼 수 있어야 해요"
->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도 포함인가요?
-> 관리자도 등급이 나뉘나요?
"실패하면 알아서 재시도해 주세요"
-> 몇 번까지 재시도하나요?
-> 계속 실패하면 어떻게 처리하나요?이 질문들은 트집이 아니라, 만들기 전에 서로의 그림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걸러진 애매함이 나중의 재작업을 막습니다.
빠진 조건과 예외가 진짜 일입니다
요청은 대개 잘 되는 경우만 담고 있습니다. 정상 흐름은 누구나 상상하지만, 실무의 대부분은 예외 처리입니다. 빠진 조건을 미리 드러내는 것이 시니어의 몫입니다.
- 값이 없거나 0일 때
- 권한이 없는 사용자가 접근할 때
- 이미 처리된 것을 다시 요청할 때
- 외부 시스템이 실패하거나 느릴 때
- 취소된 뒤에 배송이 시작되면?
- 동시에 두 명이 같은 걸 수정하면?
- 처리 중에 사용자가 이탈하면?
이번에 하지 않는 것을 분명히 적습니다. 안 한다고 정한 것과 잊은 것은 다릅니다. 범위를 명시하면 나중의 왜 이건 안 됐냐를 막습니다. 트랙 A의 요청 범위 지키기와 이어집니다.
정리한 요구사항은 다시 확인받습니다
머릿속으로 정리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이해한 내용을 요청한 사람에게 다시 확인받아야 합니다. 내가 이해한 것과 상대가 원한 것이 같은지는 물어봐야 압니다.
확인은 만들기 전에 합니다. 다 만든 뒤에 이게 아니라고 하면 재작업이지만, 만들기 전에 맞추면 대화 몇 번으로 끝납니다.
제가 이해한 것은 이렇습니다 하고 정리해 되돌려 줍니다. 다르면 여기서 바로잡힙니다. 문서로 남기면 나중의 근거도 됩니다. Part 6의 문서와 이어집니다.
요청을 전달한 사람과 실제 결정권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판단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에게 확인받습니다. 나중에 뒤집히는 것을 막습니다.
구두 합의는 시간이 지나면 서로 다르게 기억합니다. 정한 것을 짧게라도 남깁니다. 이것이 나중에 말이 바뀔 때의 기준이 됩니다.
요청을 그대로 만들기 전에 진짜 목적을 확인하고, 애매한 말을 측정 가능한 문장으로 바꾸고, 빠진 예외를 드러내고, 이해한 것을 되짚어 확인합니다. 잘 만드는 것보다 무엇을 만들지 분명히 하는 것이 시니어가 만드는 가장 큰 차이입니다. 잘못된 것을 잘 만드는 것만큼 아까운 일은 없습니다.